대학교 전공 선택할 때 불어가 아닌 영문과를 선택한 이유가 생각난다.
영어는 중학교 때 알파벳부터 배우기 시작했으니 말을 못 하더라도, 뜻을 모르더라도 읽기, 쓰기가 가능했는데 불어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교 수업을 들을 엄두가 안 났다.
밴쿠버에서 몬트리올로 온 첫날 느낀 점이 있다면
'나한테는 도시가 너무 춥구나'
'불어를 모르니 여기서는 못살겠구나'
여행이나 잠시 공부하러 오는 것과 이민을 해서 실제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차이가 있다. 영어권에서도 힘든 이민자 삶인데 굳이 불어 한마디도 못하는 내가 불어권을 선택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언어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는 각 주마다 세금, 복지, 의료 등등 사회전반 운영시스템이 다르지 않을까?
일본식당에 가서 롤을 하나시키고 계산을 하려는데 기계에 팁/노팁, 간단한 단어조차 읽을 줄도 모르고
마트 가서 식재료를 사고 품목을 확인하려는데 영수증에 품목이 다 불어라서 체크하는데 버퍼링 걸리고
요가학원 문 앞에 걸린 메시지 하나 읽을 줄 모르니 이런 사소한 일상의 하나하나가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불편하다.
요가수업도 불어로 진행될 것을 생각하니 시도가 망설여진다.
오늘 구입한 문어 샐러드. 문어라는 단어도 불어로는 모르니 단어도 하나하나 새롭다.
여행으로 왔으니 다른 나라 언어권에서 살아본다는 신기함과 이 막막함도 흥미로움으로 여겨지는 것이지 만약 내가 여기에 사는 이민자라면
언어 때문에 힘들지 않겠나 싶다.
토론토와 밴쿠버 영어권에서 거쳐왔던 예를 들어, 학교, 병원, 직장, 렌트, 관공서, 문화생활등 그 수많은 일상 속 경험들을 몬트리올에서 불어를 모른 채 경험하려 한다면 제한과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지금 여행자로서 몬트리올 체류는 불어를 못해도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 글자를 이해하고 읽을 수는 없지만 글자를 그림 보듯 외워 대중교통도 타고, 관광명소도 찾아가고, 장도보고 일상을 지내고 있다. 영어로 물어보면 영어로 대답해 주고, 때로는 영어와 불어, 제스처를 섞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도 많다.
불편함도 흥미로움으로 즐길 수 있는 딱 여행자로서만 몬트리올에 머물다 다시 캐나다 영어권으로 돌아가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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